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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 칼럼

감사는 빠르게, 넘치도록

김진식2013.10.29 07:37조회 수 3507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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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는 빠르게, 넘치도록

 

                     

우리는 살면서 속히 할 것과 더디게 할 것이 있다. 더뎌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말이다.
아니면 일을 그르치기 십상이다. 말하기와 성내기가 이에 해당한다(야고보서 1: 19). 물론 우리 인생사에 대부분의 일들이 그럴 것이다. 그러나 빠르면 빠를 수록 좋은 것도 있다. 
 
듣기가 그렇다.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거니와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하라”(야고보서 1: 19). 화해가 그렇다.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 너를 송사하는 자와 함께 길에 있을 때에 급히 사화하라”(마태복음 5: 24-25a). 전도도 그렇다. 십자가에 달려 죽은 예수님이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셨다는 이 기쁜 소식을 ‘빨리’ 가서 전하라 하셨다(마태 28: 7). 부활의 주님을 전하는 것은 죽음의 길로 가는 영혼을 살리느냐 마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한가지 더한다면 ‘감사’가 그렇다. ‘감사’ 역시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그러면 감사할 일이 더 생기는 법이다.
  
벌써 오래전 일이다. 친구 아이 돌잔치가 있어서 아이가 정말 좋아할 만한 것을 정성껏 골라 선물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나서 여러번 만났는데, 이 친구가 ‘고맙다’는 말 한마디를 하지 않는 것이었다. 꼭 그 말을 듣고자 한 일은 아니었지만, 이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이 나는 걸 보면 그 때 많이 섭섭했던 모양이다. 
월요일 아침, 딸 아이로부터 문자가 왔다. 집에 숙제(assignment) 한 걸 두고 왔다는 것이다. 시간에 맞춰 숙제를 들고 학교 건물 앞에서 기다렸다. 약속한 시간이 지났다. 건물 안으로 올라가 볼까 했지만 혹시나 어긋나면 안되겠기에 계속 기다렸다. 마침내 딸 아이가 보였다. 반갑게 숙제를 건네주는 순간, ”왜 6층으로 올라오지 않았어!” 하고 목소리를 높히고는 숙제를 받아채갔다. 그리고 나는 아이의 등 뒤에 대고, “Thank you 는 해야지?” 하고 소리쳤다. 
마침 쉬는 날이라 딸아이 일을 도와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지만, 그래도 좀 서운하고 아쉬웠다.
‘짜~식, 최소한 고맙다는 말은 먼저 해야 하는 거 아냐?’ 이렇게 속으로 투덜데는데, 바로 그 때, 딸 아이로부터 문자가 왔다.

 
‘그럼 그렇지. 바쁘고 쫓겨서 그랬겠지.’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돌아오는데, 문자 하나에 이내 서운함은 사라져 버리고 온데간데 없었다. 늦게라도 말해주니 좋았다. “아이 참, 목사님이 뭐 그런 걸 가지고 그래요? 유치하게…” 아무도 없는데, 누군가 그러는 것 같다. 그래도 들으니까 좋았다. 유치해 보여도 좋았다. 
빠르면 빠를 수록 좋았을 한 마디, 그러나 늦게라도 여전히 마음을 풀어 주는 말 한마디. 천만번 더 들어도 기분 좋은 말, “고맙습니다!” 오늘 나를 행복하게 하는 한 마디, “아빠 고마워!!”
‘그런데..... 짜~식, 왜 느낌표(!)가 두개 뿐이지? 하나만 더 쓰지. 그럼 더 좋을 텐데…. 아하! 그래서 감사는 넘치게 하라는 것이로구나!’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를 주로 받았으니….. 감사함을 넘치게 하라”(골로새서 2: 6-7) 
 
이제 곧 추수 감사절이다. 올해는 이전 보다 감사함을 더 넘치게 해야겠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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