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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요한복음 신학적 주석> 김태훈
김*규 / 2025-12-03 / 조회수 : 30

1. 책을 받자마자 “우와”라고 말하며 탄성을 내뱉었다. 책이 너무 예뻤기 때문이다. 원서의 표지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표지가 멋지고,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리고 책 자체를 정말 잘 만들었다. 이런 스타일을 뭐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지만, 양장본 같으면서도 무선 제본 같다. 이런 걸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세미 양장? 아무튼 책이 참 멋지다.


2. 이 책의 저자는 성서학자가 아니라, 신학자다. 그것도 세계적인 신학자다. 그런 신학자가 요한복음 주석을 쓴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래서 이 주석은 쓸데없는 이야기(연대, 저자, 문학적 기교, 절별 주해 등)가 병렬식으로 나열된 주석처럼 따분하지 않다. 성서학적 성과들과 긴밀히 관계 맺으면서도 신학적 메시지에 집중한 그런 주석이다. 사실 일반 주석들에는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 앞부분에서 요한복음의 개론적인 내용과 신학을 간략하게 다루고 이어서 각 절의 일차원적 의미를 밝히는데 천착한다면, 이 주석은 좀 더 큰 단락 단위의 신학적 의미에 집중하며 거기에서 의미를 도출한다. 즉, 포드의 이 주석은 세계적인 신학자가 요한복음을 신학적으로 깊이 있게 해설한 작품이다. 


3. 그러다 보니 이 주석은 정말 잘 읽힌다. 대부분의 주석은 몇 페이지를 넘기기도 어렵다. 헬라어 분석, 본문비평, 역사적 배경, 학술적 논쟁이 길게 늘어서 있어, 독자가 본문의 핵심 메시지에 다가가기까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그러나 포드의 주석은 완전히 다르다. 문장은 부드럽고 논지는 선명하며, 독자로 하여금 요한복음이 지닌 신학적 깊이 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가도록 이끈다. 읽다 보면 ‘학술 자료를 해석한다’는 느낌보다, 요한복음의 신학적 세계로 우리를 안내하는 해설자와 함께 걸어가는 여정에 동참한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복잡한 학문적 논의들은 배경으로 충실히 깔려 있으나, 독자가 핵심 메시지에 도달하도록 포드는 필요한 부분만 응축하여 제시한다. 결국 수십 년간 요한복음을 탐구한 신학자의 짜임새 있는 서술은 독자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만들고, 신학적 통찰과 영적 울림을 동시에 경험하게 한다.


4. 그래서 이 주석은 ‘누구에게나’ 유익하지만, 특히 몇 부류의 독자들에게 강력히 추천할 만하다. 첫째, 설교자와 목회자에게 이 책은 큰 도움이 된다. 세부 주해에 빠져 길을 잃지 않고, 본문이 말하는 신학적 중심과 큰 흐름을 붙잡게 해주기 때문이다. 설교 준비 과정에서 ‘요한복음이 전체적으로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를 파악하는 일은 쉽지 않은데, 포드의 해석은 바로 그 지점을 명료하게 밝혀준다. 둘째, 신학생과 신학도에게 이 책은 요한복음을 이해하는 훈련을 제공한다. 단편적 정보나 학술적 파편이 아니라, 요한복음 전체의 신학적 구조와 그 의미를 통합적으로 읽어내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셋째, 진지하게 성경을 읽고자 하는 평신도와 성경 연구자에게도 이 책은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주석이다. 전문적인 깊이를 갖고 있으면서도, 문장과 설명은 명료하고 친절하다. 요한복음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고 싶지만 학문적 주석은 어렵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최적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5. 다른 요한복음 저술과 비교했을 때, 포드의 주석이 가지는 독특성은 무엇일까? 우선 리처드 보컴의 『요한복음 새롭게 보기』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분명해진다. 보컴의 책은 주석이 아니다. 요한복음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며 본문을 주해하는 방식이 아니라, 요한복음에 나타나는 몇 가지 핵심 주제를 신학적으로 정리한 주제 중심 접근이다. 다시 말해, 보컴이 여러 해에 걸쳐 발표한 요한복음 관련 논문 여덟 편을 하나의 책으로 묶은 것으로, 요한복음의 역사적 신뢰성, 표적(signs)의 의미, 영광과 신적 정체성 등 중요한 주제들을 깊이 파고든 학문적 에세이집에 가깝다. 그래서 보컴의 책은 특정 주제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신학적 통찰은 뛰어나지만, 요한복음 전체의 흐름과 신학적 구조를 ‘연속적·서사적 맥락’에서 읽도록 안내하지는 않는다. 반면 포드의 주석은 처음부터 끝까지 요한복음을 따라가며, 각 단락의 신학적 의미를 전체 이야기의 맥락 속에서 해석한다. 즉, 개별 주제의 집합이 아니라, 요한복음을 하나의 ‘통전적 신학 서사’로 읽게 만드는 주석이다. 이 지점에서 포드의 장점이 더욱 두드러진다. 개별 주제의 분석을 넘어, 요한복음 전체가 드러내는 삼위 하나님의 드라마, 사랑과 영광의 신학, 성령론, 제자도의 구조를 흐름 속에서 파악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6. 포드의 주석과 비슷한 결의 책으로 국내에 소개된 요한복음 전체 본문 해설서로는 이강택의 『요한복음 묵상』을 들 수 있다. 이강택의 책은 성서학자가 설교 현장을 염두에 두고 본문을 해설한 작품으로, 전체 구성은 ‘문맥 요약 → 본문 해설 → 묵상과 기도’의 흐름을 따른다. 그래서 읽을 때마다 친절한 설명과 목회적 적용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요한복음을 묵상하는 데 필요한 기본 정보와 영적 통찰을 균형 있게 제공한다. 그러나 이 책과 포드의 주석이 지향하는 바는 분명히 다르다. 이강택의 해설이 본문을 성실하게 해석하고 신앙적 적용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 포드의 주석은 요한복음 전체 서사와 신학적 구조를 통전적으로 해석하는 데 초점이 있다. 즉, 이강택의 책이 ‘본문을 따라가며 은혜를 묵상하는 해설서’라면, 포드의 주석은 ‘요한복음의 신학을 전체적 흐름 속에서 읽어내는 주석’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책 모두 요한복음을 깊이 읽는 데 도움을 주지만, 포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본문 안에 배치된 신학적 패턴과 이야기 구조를 통합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독자에게 다른 차원의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7. 결론적으로, 포드의 『요한복음 주석』은 학문적 주석과 신학적 통찰, 그리고 영적 깊이를 하나로 묶어내는 보기 드문 작품이다. 세부 주해의 늪에 갇히지도 않고, 주제만 나열하는 신학서에 머무르지도 않는다. 본문을 통전적으로 읽으며 요한복음 전체에 흐르는 삼위 하나님의 이야기와 신학적 구조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이 책은 요한복음을 ‘더 깊이’ 알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훌륭한 안내자가 된다. 설교자, 신학생, 평신도 누구든 이 책과 함께라면 요한복음의 세계가 새로운 차원에서 열릴 것이다. 일독을 권한다.




요 책은 저도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어서 혹시 두 분 정도만 계시면 온라인 함께 읽기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되면 한다! 


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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